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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메멘토모리"

by 후회없이매일매일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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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선생님의 한국사 강의를 듣다가 메멘토 모리라는 말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죠. 죽음이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태어났고 죽으면 어떻게 될까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두렵습니다.

 

메멘토모리

 

고대 로마의 장군이 승전 후에 돌아오는 길에 노예를 같이 태우고 이렇게 말하게 했다고 합니다. 메멘토 모리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의 말을 하게 했다고 하네요.

Memento mori
그대는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Memento te hominem esse
그대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Respice post te, hominem te esse memento
뒤를 돌아보라, 지금은 여기 있지만 그대 역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어떻게 보면 당신이 아무리 잘났어도 결국에는 죽는 인간이고 노예나 개선장군이나 인간인 것은 똑같으니 늘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이 메멘토 모리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도 결국 인간이니 모두 신 앞에서,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는 것이 재밌습니다.

 

죽음에 관하여

 

우리는 죽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죽습니다. 제가 마흔 살 가까이 됐으니 앞으로 오래 살아봐야 지금까지의 인생을 한번더 반복하면 죽는 것이죠.

한 살 때의 기억이 없고 초등학교 1학년 전후의 기억 그러니까 7~8살 이후의 기억이 온전히 저의 기억이라면 30년 정도의 기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7살 이후 현재 30대 후반 30년의 세월이 정말 눈 깜빡할 정도로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학업에 충실했고 대학에 가서 학업을 이어 나갔고 중간에 군대에 다녀오니 20대 후반이 되어 있었습니다.

20대 후반에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다가 낙방하고 회사에 취업하여 7년을 보내고 나니 2023년 현재의 제가 있습니다. 

영화 바닐라 스카이의 마지막 장면 톰크루즈가 뛰어내리면서 회상했던 수십 장의 사진처럼 인생이 짧게 휙휙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열심히 인생을 살았는데 현재의 저는 부족한 것이 많고 불만족스러운 것도 참 많습니다. 몸은 건강하고 부모님도 살아계신 게 거의 유일한 행복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어디입니까. 제 또래의 나이에 벌써 유명을 달리한 친구도 있고 자살한 지인도 있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죽음 저 너머의 세계, 우주 어딘가로 떠났을까요? 평행 우주가 있어서 다른 지구에서 저를 보면서 웃으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을까요?

궁금한 것이 참 많습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지런히 달리느라 인생을 되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고 죽음이란 것이 나와는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30대 후반이 되니 죽음이 란 것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정말 짧고 덧없구나라는 것도 느끼는 것이 어렸을 적 저의 부모님은 저에게 큰 산이었고 활기찬 분이었고 젊은 분이었습니다.

제가 30대 후반이 되니 어머니와 아버지는 주름이 많아지셨고 머리는 하얘지셨으며 건강에도 슬슬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하셨습니다.

이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돌아가시겠지요. 생각만 해도 슬픕니다. 돌아가시면 부모님은 어디로 가시는 것일까요? 기독교를 믿고 계시니 분명 천국에 가실 것이라 믿습니다.

천국에서 저도 합류하라고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슬픕니다. 상상만 해도 슬픕니다. 저의 슬픔이 이 정도인데 부모님을 먼저 보내신 분들은 늘 가슴 한편에 슬픔과 허망함을 안고 사실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밥 점심밥 잘 챙겨 먹으라고 문자를 하시는 어머니의 문자를 더 이상 받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슬픕니다. 빨래 제대로 하고 방 치우고, 깨끗하게 하고 다니라는 잔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무섭습니다. 나의 존재가 사라지고 부모님의 존재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늘 죽음을 기억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착한 행동, 바른말, 고운 생각, 남을 해코지 하지 않고 이웃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악행을 사람은 몰라도 죽음 저너머 세상의 그분은 분명히 아실 테니까요.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며

 

저는 살고 싶습니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무의미해질 수 있지만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친구들과 인생을 즐기고, 연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유한한 인생에 족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늘 죽음을 기억하겠습니다.

현실을 즐기면서 죽음을 기억하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보겠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조금 센티해졌는데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 것 일지 모르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 후의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습니다. 메멘토모리 늘 겸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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